김성호 목사께서 45년간의 신실한 목회를 마치고 퇴임하셨습니다. 존경하는 분의 퇴임을 “축하”해야 하는가 혹은 “슬퍼”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느낄 수 밖에 없는 양가적 감정이 있기에 어떤 것이 맞는 표현인가 단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큰 짐을 벗으신 인간 김성호와 좀더 자유롭게 만나서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신암교우 모두에게 그리고 김성호에게 축하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목회자 김성호가 강단을 떠난 후에 나타날 공백이 클 수밖에 없기에 신암교우들은 슬퍼하는 것이지요. 퇴임 후 얼마간은 그동안 만나고 싶으셨지만 만날 수 없었던 분들을 만나시느라, 하시고 싶었지만 하실 수 없었던 일들을 하시느라 다소 바쁘시꺸라 짐작합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인간 김성호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그간 그가 목회자로서 이룩하신 성취를 축하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기독교는 하나님이라는 절대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사랑과 희생을 배워가면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고자 애쓰는 것을 가르치는 종교이니, 구조적으로 단순한 일원론의 종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모습은 단순하지 않고, 이 땅에서 벌어지는 인간사들이 매우 복잡하기에 결코 단순하지 않은 종교이기도 합니다.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바로 그 곳에 슬픔과 아픔이 있기도 하고, 행복한 것처럼 보이는 곳에 불행도 따라오기도 하니까요. 복잡하게 얽혀있는 신암의 현장에서 우리를 이끄셨던 목회자에서 우리와 같이 기뻐하고 아파하실 인간 김성호로 바뀐 새로운 모습을 기대합니다.

새로 부임하실 이상호 목사께서는 미국에서 이민자들을 위한 목회를 하신 분입니다. 타향에서 이중으로 복잡한 인간사의 어려움과 아픔을 겪는 이민 1세대와 2세대를 위한 목회를 하신 분이니, 서로간 소통의 중요성을 잘 알고 계시리라 짐작합니다. 크신 목회자로서의 이상호 목사를 기대하면서 김성호 목사께서 떠나신 빈자리가 더욱 풍성히 채워지길 기도합니다.